전주 고백교회

 

<전주 고백교회>


지난 10월 23일, 가을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날이었습니다. 

전주 고백교회(이강실 담임목사)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상열 목사님이 교회에서 '난민'들 20여명과 함께 예배드리는 날이라고 불러주셨기 때문입니다. 

한식과 양식을 아름답게 조화시킨 교회당에서 교인들 모두 한 형제 한마음으로 예배드리는 아름다운 공동체였습니다.

                                (한옥 형식의 아름다운 전주 고백교회)


"한몸 평화!"

하느님과 내가 한 몸이고, 내가 진정한 '나'와 한몸이고, 나와 다른 사람이 한몸으로 '우리'가 되고, 나와 자연이 한몸이라는 '한몸 믿음'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한몸이 바로 '평화'라고 믿는 사람들, 그분들과 잠시 하나가 돼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난민들은 이집트,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난민이 되어 이 땅에 와서 사는 분들이었고, 천방지축 예배당을 뛰어다니는 어린 여자 아이도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난민이 되었고, 언젠가 고국에 돌아가 그 나라에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이강실 목사님께서 예배에 참석한 분들에게 저도 한말씀 드리는 귀한 시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제 책 <소설 예수>, 그리고 제 아내가지난 9월에 출간한 책 <삶의 미술관>도 증정하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여기 제가 그날 드렸던 말씀을 올립니다. 

고백교회 교인들께 드렸던 말씀을 앞에, 그리고 난민으로 참석한 분들에게 특별히 영어로 말씀드렸던 내용을 이 글 뒤부분에 실었습니다. 난민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짧게 그리고 쉬운 말로 그분들의 상황에 맞추어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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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한상열 목사님을 처음 뵈었을 때 들었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 민족이 겪는 아픔, 슬픔, 고통의 뿌리는 바로 남북 분단과 반목이다.”

저는 그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나누고 가르고 차별하고 미워하고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상대로 생각하며 서로 이를 가는 한,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예수를 따르는 사람일 수는 없습니다. 세상을 우리그리고 그들로 구분하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몇달 전, 이강실 목사님께서도 저에게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원론이야 말로 우리가 경계해야할 가장 위험한 가르침입니다.”

이원론으로 바라본 세상에서는 선과 악이 함께 살아갈 수 없습니다. 멸절시키든 정화시켜 선으로 이끌든 오직 두가지 중 하나로 악에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악의 편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강실 한상열 두분 목사님은 기독교라고 불리는 이 시대 제도종교에서 쫓겨날 분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두분 목사님에게서 캄캄한 밤바다를 비추는 등대 불빛을 봅니다. 등대는 배가 가는 목적지가 아닙니다.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를 목적지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희망의 불빛입니다.

그런 두분 목사님과 함께 몸으로 예수 살기를 하시는 귀한 고백공동체 여러분에게 인사드리는 일이 저에게는 무한한 영광입니다.

 

Bart D. Ehrman이라는 학자가 미국에 있습니다. 해마다 신입생들에게 물었답니다.

예수의 성이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주저없이 대답하더랍니다.

 

예수는 2000년 전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에 살았던 역사적 인물입니다. 37년간 세상에 살다가 십자가 처형 고문을 받고 처절하게 숨진 사람입니다. ‘그리스도라는 호칭은 그가 처형당한 지 20년쯤 후에 붙여졌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입니다.

<소설 예수>는 그리스도로 불리기 이전의 예수 얘기입니다. 가난한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났고, 고생고생 하면서 자랐고 가장 치욕적이면서 처참한 고문을 받으며 죽은 사람 얘기입니다. 그도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잠자고, 슬프면 울고, 기쁘면 고개를 뒤로 젖혀 목젖이 다 드러날 정도로 껄껄 웃는 사람이었습니다. 두 무릎을 꿇고 앉아 정성스레 병자를 들여다보며 호흡을 맞추던 사람, 상처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자기 손으로 고름을 짜고 기름을 발라주고 손잡아 일으켜 주던 사람, 그 사람 이름이 예수였습니다. 이 험한 세상 살아오면서 여러분도 자주 만났던 그 사람입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믿는 종교가 기독교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가 우리(Us)를 구원하기 위해 죽었다고 고백합니다. ‘구원받은 우리에 포함되려면 교리에 따라, 정해진 대로, 가르침을 받은 대로 의심 없이 예수를 믿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기독교로 끌어 들이기 위해 안 믿는 사람을 찾아 땅 끝까지 헤맵니다. 심지어는 네 믿음은 틀렸다. 내 믿음으로 넘어오라고 끌고 옵니다.  

<소설 예수>를 통해 저는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사람 예수를 얘기합니다.

예수가 말합니다.

하느님은 그분의 자리를 스스로 비우고, 절대적으로 비우고 (absolute emptiness) 사라져 사람 속에 스며들었다.”

하느님이 사람 속에 스며들었으니사람이 된 하느님이고, ‘하느님이 된 사람아니겠습니까? ‘우리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들자고 말씀하셨다는 창세기 기록은 하느님이 사람이 되었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예수는 또 얘기합니다.

이 세상은 죽어서 옮겨갈 다른 세상을 위한 준비단계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지막 세상이다. 사람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살아서 누리는 하느님 나라를 이루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2000년 전 세상에서는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예수의 가르침,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라는 싹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를 제거했습니다.

<소설 예수>가 그려낸 역사적 예수는 그런 세상이 언젠가는 오고야 말 것이라는 희망의 징조였습니다. 그 징조가 오늘 여기 이 땅에서 실제로 이뤄지는 일은 저와 여러분에게 달린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Hello! 

 

Welcome to “Confession Church”. 


I am very happy to meet you today at this service. I am Suk Chul YOUN, the writer of <Jesus>, a novel of 7 volumes books, just finished and published at end of July. It is in Korean, not in English, therefore, you would not be able to read it. 

 

You would have a different personal history. You are from a different region, different culture, different religion. Anyhow, wherever you are from, I believe that you have heard about “Jesus Christ”. Most probably through Christian Church, Christian friends, and booklets from Christianity. And today you are at this Christian Church. 

 

You are here today expecting somebody will comfort you. You want to share with someone the pain that you are suffering from now. You want someone to provide you with an opportunity that allows you to stay in a place safer, or less dangerous. Here, I would tell you that Jesus is that somebody. 

 

For Jesus, it doesn’t matter whether you are Christian or non-Christian. He does not force you to change your religion. You will find that Jesus, as a human being as you are, stands by you, listening to you when you cry, he will also weep with you. He lived also a very much troublesome era under the Roman empire. He lived under oppression from the rulers and institutional religion. He and his family suffered from hunger.  

 

I can tell you that Jesus, who was there 2000 years ago, is standing with you now, today, tonight, tomorrow, and the day after tomorrow, whether you remember him or not, whether you believe in him or not. I am sure that he was with you, all along the journey that led you here.

 

He is saying, 

 

“Mankind, individually I and you, collectively we all, are the master of the world. Because, the God, who created the world, disappeared.” 

 

Disappear? Sounding strange!

 

I can say that “The God emptied himself, completely emptied and seeped into the heart of every man and woman. That’s why man can be called God, and God can be called Man. God became man, and man became God. Therefore, wherever man loves each other, takes care for each other, listens to each other, shares the joy and pain together, it will be the Kingdom of God, it will be the Kingdom of mankind.”

 

My Jesus tells me to forward you, his message. It is the saying of Jesus, who always stands by somebody in pain, who is at the lowest place in the world, as you are now.  

 

“You are so valuable, pretty, beautiful, handsome, complete, and there is nothing to throw away from you. You may respect yourself, keeping your dignity. And you tell the world, I am also one of the masters, not a slave of destiny, not a slave of you dictator.” 

 

Jesus was the old sign of 2000 years, telling the people that one day, the world will realize that humankind is the master of the world. Because, man becomes God, God becomes man.

 

I would tell you that you have the right to ask for help from others. It is not begging for a favor, but a right that you have. People should listen to you.

 

I wish you to meet Jesus, today. He will listen to you. He will comfort you. He will give you daily bread. He will provide you with a shelter where you can lie down at night. And you shall bless each other. You shall become a blessing to us, a blessing to the family left behind at home. 

 

May Jesus be with you!




 

                      (난민으로 예배에 참석한 분들의 말씀)


댓글

  1. 이런 교회, 이런 작가가 있으니 아직 희망을 버릴 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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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 말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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