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예수>를 완간하고

 

<소설 예수>를 완간하고 

지난 725, 드디어 전 7<소설 예수>(나남출판사)를 완간完刊했습니다. 처음 계획을 세우고 구상하기 시작한지 17, 실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 6년 만에 끝마쳤습니다. 막상 7권짜리 한보따리의 책을 받아 들자 그냥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소설의 끝이 그러하듯, 제 가슴도 그러했습니다.



예수가 걸어온 길의 끝은 모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듯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된 언덕입니다. 그리스도(메시아)로 고백되기 이전의 사람 예수는 캄캄한 어둠 속을 걸었습니다. 예수의 마음을 붙잡고 그와 함께 그 길을 걸으니 저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롭고 힘들고 괴롭고 아팠습니다.

장사葬事한지 3일만에 부활하여 하늘에 올라 하느님 우편에 앉게 된 예수는 훗날 그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의 고백일 뿐입니다. 하느님은 예수에게 그런 약속을 해준 적이 없습니다. 그저 걸어야 할 길을 걷고, 해야할 일을 하면서 예수는 로마제국이 지배하던 1세기 지중해 동쪽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태어나 살다가 처형됐습니다. 

예수는 꿈을 꿨습니다.

언젠가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날이 온다.”

신이 아니라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나라’, 예수는 역설적으로 그 나라를 하느님 나라라고 불렀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하느님이 되는 나라이니 하느님 나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0년이 지난 21세기에 사람들이 어떤 세상을 이루며 살아갈지 그는 이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진보, 발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물길이니 당연히 그러하리라고 확신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성경 어디 어느 구절에 그런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예수의 뜻이 그러했다고 저는 말하겠습니다. 그가 처형된 50여년 후에 기록된 복음서福音書(Gospels)가 빠뜨린 내용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적어도 제 책 속에서 예수는 그런 생각으로 살고 죽었습니다.  

책을 쓰는 내내 무엇에 이끌린 듯 걸어왔습니다. 몇일 동안 한 페이지도 쓰지 못하고 헤매다가 마치 누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는 사람처럼 정신없이 매달린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이제 21세기에 예수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일은 오로지 독자들의 몫입니다. 예수를 경험하고 각자 해석하시라고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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